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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교통수단

네덜란드라는 나라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자전거 도둑

네덜란드에서는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해요. 자전거 도로도 안전하게 잘 되어있고, 자동차보다 자전거의 우선순위가 높아서(보행자가 제일 높지만) 차가 자전거를 살피고 조심히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횡단보도에 서있으면 꼭 멈춰서 기다려 주는 자동차도 많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으면 그냥 지나가도 될 정도의 거리에 있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멈춰 서서 지나가라고 손짓하며 기다려 주는 운전자들이 많아요. 너무 부담스럽게 멈춰서서 기다려 주니까 횡단보도 건널 때 자전거나 자동차 운전자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기도 해요.ㅎㅎ


이렇게 자전거 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신경쓰는 네덜란드에서... 자전거 도둑이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정말로 자전거를 도난 당하는 일이 많아요.


예전에 꼬북아내가 레지던트퍼밋(거주증) 카드를 마트에서 흘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본 아가씨가 주워서 돌려줬던 적도 있고, 계산을 다 한 뒤 계산대에서 계산한 물건을 안챙겼던 적도 있었는데 마트 밖까지 따라와서 뭐 두고 갔다고 말해준 사람들도 여럿 있었어요. 이렇게 이야기 하니 꼬북아내가 정신없는 아줌마인것 같긴하네요.ㅎㅎ 

네덜란드 사람들 중에 남의 물건을 안가져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은데 유독 자전거는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꼬북아내 집 거실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에 항상 자전거를 두는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꼬북아내와 곰돌남편의 자전거가 모두 사라졌어요. 금요일 저녁까지만 해도 자전거를 주차하는 곳에 자전거가 꽉 차 있었는데 같이 있던 다른 자전거들도 모두 사라졌어요.


자전거 한대가 남아 있는 이유는 자전거 뒷바퀴를 못 움직이게 하는 자물쇠 뿐만 아니라 땅에 박혀있는 쇠기둥과 자전거를 연결해서 묶어두는 자물쇠도 같이 사용했더라구요.


꼬북아내와 곰돌남편은 네덜란드에서 많이 사용하는 뒷바퀴만 잠궈 두는 자물쇠를 사용했어요. 그래서 자전거 도둑이 자전거만 홀랑 들고 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네덜란드에 도착한 첫 해인 2014년에 한국에서 사온 오토바이용 굵은 자물쇠도 끊고 자전거를 가져가버린 뒤로 끈으로 묶는 자물쇠도 의미없다고 생각되어 사용하지 않았고, 녹이 슬고 브레이크가 모두 고장난 자전거를 누가 가져가겠냐는 생각에 신경쓰지 않았는데 자전거 도둑은 자전거의 상태는 신경도 안쓰는지 꼬북아내, 곰돌남편 자전거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다른 자전거도 모두 가져갔네요.ㅠㅠ


그래도 꼬북아내 자전거와 곰돌남편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다 고장났는데 back브레이크(후진방향으로 페달을 돌리면 브레이크가 잡히는 네덜란드에서 흔히 사용하는 브레이크의 종류)가 있어서 고치지 않고 미루고 있었는데 고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였어요. 만약 브레이크도 고치고, 곰돌남편 자전거의 찢어진 자전거 안장도 갈고, 타이어 마모가 심해 눈이 오면 위험했던 자전거 타이어도 새것으로 바꾼 상태였다면 엄청 우울할 뻔했어요.ㅎㅎ


엄마자전거, 아빠자전거 모두 사라진 것을 알고 "자전거가 없어져서 슬퍼~" 라고 속상해하는 아들곰돌이 덕에 웃었어요.^^


모든 자전거 자물쇠를 비웃으며 가져가는 자전거도둑이 있어서 쉽진 않겠지만 자전거의 나라인 네덜란드에 오신다면 자전거도둑을 조심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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