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북아내가 처음 네덜란드 사람들이 설거지 하는 방법을 말로 들었을 때 입이 쩍 벌어지고 건강이 염려스러웠어요. 왜냐하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뜨거운 물에 세제를 풀어 거품 물을 만든 다음, 그 물에 그릇을 담궈 닦아요. 그런 뒤에 찬물을 받아 한 번 행궈서 티타올로 물기를 닦거나 행구지 않고 그냥 그릇에 묻은 거품을 닦는다고 해요.
'거품 묻는 물을 그냥 닦으면 세제가 그릇에 남아 음식먹을 때 같이 먹게 되는 것은 아닌가??'
'흐르는 물도 아니고 그냥 찬물 받아서 행궈도 깨끗하게 행궈지지 않을 텐데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되어서 꼬북아내도 네덜란드에 살지만 한국식으로 설거지를 했죠.^^
예전 집에는 식기세척기가 있어서 설거지 대신 식기세척기를 많이 사용했어요. 하지만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와서는 식기세척기가 없는 관계로 꼬북아내가 매번 손설거지를 해야만 했죠.ㅠㅠ
한국식으로 설거지를 했는데 설거지를 하고 나서도 그릇이 깨끗해보이지 않고 점점 상하는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설거지의 방법이 문제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럽식으로 설거지를 해보았어요.
결과는 만족스러웠어요. 그릇이 더 윤이 나고 반짝반짝해지더라구요.ㅎㅎ
꼬북아내가 조금 바꾼 유럽스타일의 설거지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대부분 네덜란드집은 싱크대의 개수대가 하나예요. 한국에서는 대부분 두개 아니면 넓은 개수대가 있잖아요. 그렇게 살다가 네덜란드에 왔을 때는 못살겠더라구요.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어느순간 익숙해지고 있어요.ㅎㅎ
개수대 구멍을 막고 뜨거운 물을 튼다음 물이 쏟아지는 부분에 손설거지 할 때 사용했던 양만큼의 주방세제를 쭉 짜서 풀어줍니다. 물이 쏟아지면서 주방세제의 거품이 막~ 생겨요. 거품이 부족해보이면 설거지할 때 쓰는 스펀지를 물 안에 넣고 주무르면 거품이 많이 생긴답니다.^^
뜨거운 물만 틀었기 때문에 그대로 손집어 넣으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물이 약간 식을 동안 꼬북아내는 그릇에 남은 음식지꺼기를 키친타올로 닦아뒀어요.ㅎㅎ
물이 약간 식어 따끈따끈하면 그릇이 거품목욕 할 차례예요.
불려야 하는 그릇은 미리 거품물에 넣어 두면 좋아요. 하지만 양념이 많이 묻은 냄비를 불릴 경우에는 거품물을 냄비 안에 부어 따로 둡니다.
이제 깨끗한 그릇들 부터 거품물에 넣고 물 안에서 살살 닦아주는데 뜨거운 거품물이라 생각보다 잘 닦이고 빨리 닦여요.^^
깨끗한 그릇에서 더러운 그릇 순으로 닦으면 거품물 하나로 모든 그릇을 다 닦을 수 있어요.
개수대에 남은 거품을 모두 씻고 찬물을 받아서 거품기 있는 그릇을 행궈 줍니다.
한번 행궈도 그릇이 뽀드득하게 행궈지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 보낸 세월이 많은 꼬북아내는 더 행궈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어서 마지막으로 한번더 식초 푼 물에 한번더 행궈 줄거예요.^^
찬물을 틀고 네추럴 식초(Natuur Azijn) 을 주르륵 부어줍니다. 그릇 행굴 때는 설탕이 없는 네추럴식초가 좋은 것 같아요.^^
식초 물에 그릇을 한번 더 행구고 티타올로 물기를 닦아주었어요.^^
한국의 도자기 보다 네덜란드의 그릇이 약한지 이 방법으로 설거지 한 뒤로 그릇이 덜 상하는 것 같아요. 꼬북아내가 느끼기엔 그릇을 닦을 때 힘도 적게 들고 쉬운 것 같구요.
한국식으로 뜨거운 물 콸콸 틀어서 하면 속시원하겠지만 가스비가 비싼 네덜란드에선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었고, 물 받아서 불려 놓아도 잘 닦이지 않던 밥풀이랑 양념이 뜨거운 거품물에 너무 쉽게 잘 닦여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유럽에서 파는 주방세제는 한국의 주방세제와 달리 물에 풀었을 때 훨씬 더 거품이 잘나는 것 같아요. 한국식으로 닦았을 때는 거품이 금방 없어져서 세제를 더 많이 쓰게 되었거든요. 세제를 많이 쓰니 행굴 때 물도 많이 쓰는데 거품물로 닦으면 적은 물로 거품기가 행궈지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유럽에 살면 유럽식 설거지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