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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Tip

[배변훈련] 기저귀 늦게 떼도 괜찮지 않을까요??

<2015년 12월 18일 작성된 글입니다.>

육아서적을 보면 아이가 만 18개월 쯤부터 배변훈련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꼬북아내도 전문가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니 당연히 만 18개월쯤엔 기저귀를 떼는 게 가능할 줄 알았죠.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구요.ㅎㅎ

배변훈련이 쉽지 않아서 네이버 육아카페의 배변훈련방을 매일 봤어요.^^

육아선배님들이 아이가 "쉬" 나 "응가" 라는 말을 알면 배변훈련이 가능하다고 해서 아들곰돌이가 "쉬"나 "응가"를 말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렸어요.

아들곰돌이가 남자아이다 보니 또래 여자아이들만큼 말이 빠르지 않았고, 꼬북아내가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걱정할 수준은 아닌 정도로만 어휘가 늘고 있었어요.

그리고 육아선배님들이 여름에 배변훈련을 하면 좋다고 해서 여름이 될 때 한다며 미루다 아들곰돌이가 만 28개월이 되는 여름에 주위의 말에 등 떠밀려서 배변훈련을 시작했어요.^^

그때, 아들곰돌이가 "쉬"와 "응가" 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지만, 하기 전에 이야기해주는 것도 아니고 "쉬" 나 "응가"를 한 뒤에 이야기해 줘서, 꼬북아내는 아들곰돌이를 따라다니며 방바닥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어요.ㅠㅠ


육아선배님들이 아이가 쉬를 할 때쯤 화장실에 데려가서 시키라는데.... 언제 쉬를 할지 응가를 할지 꼬북아내는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ㅠㅠ

그리고 따라다니며 뒷처리하다 보니 힘들어서 아들곰돌이한테 자꾸 화가 나서 배변훈련을 포기하고 몇 달 뒤에 네덜란드로 왔죠.ㅎㅎ

만약 한국에 있었으면 주변에서 엄청 말이 많았겠죠??

그래도 다행히 외국에 있어서 주변의 시선이나 말 때문에 많이 조급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전화통화할 때 듣는 말인 "아들곰돌이 기저귀 뗐어?? 아직 기저귀하고 있어??" 라는 말이 힘들긴 하더라구요.

네덜란드에 온 뒤 아들곰돌이가 만 36개월이 될 때 다시 배변훈련을 시작했어요.^^

그 때 살고 있던 집이 풀퍼니쉬드 집이라 침대, 쇼파 등등 이 다 렌트된거라 한국에서처럼 아들곰돌이를 마냥 벗겨놓을 수는 없었어요.

처음엔 팬티기저귀를 입혀 놓고, 아들곰돌이에게 "쉬가 나오는지 화장실 가보자" 했을 때 화장실에 가면, 아들곰돌이가 좋아하는 더스티 스티커도 줘봤지만 한번도 성공한 적 없었어요.ㅠㅠ

그리고 한국의 여름만큼 날씨가 덥지 않아서 벗겨 놓으면 춥기도 하구요.

육아선배님들이 축축함을 아이가 알게 해야 한다고 해서 팬티를 입히고 기저귀를 입혀놓았어요.

결과는 기저귀에 쉬하고 응가하던 것을 팬티에 하는 것 뿐 달라진 것은 없었어요.^^;;;

기저귀를 갈던 횟수 만큼 팬티 빨래가 늘어나니 화가 나서 아들곰돌이 엉덩이를 씻기면서 "쉬나 응가 하기 전에 엄마한테 이야기 해야해" 라며 잔소리를 했어요.
 
그런 일들이 여러번 반복되니 아들곰돌이가 느끼기에 엉덩이를 씻으면 엄마가 화가 난다고 생각했는지 쉬 하고도 안했다고 둘러 대기도하고, 엉덩이 씻는 것도 싫어하고, 안하려고 하는 등등 부작용만 많이 늘어나더라구요.ㅠㅠ

그런 모습을 보던 곰돌남편이 좀 더 기다려주자고 해서 배변훈련하던 것을 포기하고 맘 편하게 기저귀를 다시 채우면서 아들곰돌이한테 진지하게 물어보니 쉬 하기전에 마려운 느낌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네덜란드의 여름은 한국만큼 많이 덥지 않아요.

한국의 여름처럼 더운 것은 1주일~2주일정도고, 그중에 30도 이상 올라가는 날은 3일정도였어요.

그나마 햇볕이 없는 그늘에 있으면 시원해요.ㅎㅎ
 
갑자기 더운 날, 아들곰돌이가 기저귀 벗고 팬티 입는다고 해서 팬티를 입혀 줬어요.
 
그리고 화장실 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쇼파에 쉬 할 수도 있고 쇼파에 쉬하면 쇼파를 세탁하지 못하니 쇼파에 앉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었어요.^^;;

평소에 꼬북아내와 곰돌남편이 아들곰돌이한테 "팬티 입으면 너무 멋지겠다~ 시원하고 엉덩이도 이쁜데" 라고 종종 이야기 했었는데, 그 날 너무 더우니 아들곰돌이 스스로 팬티를 입겠다고 했던 것 같아요.ㅎㅎ

얼떨결에 날씨가 한창 좋을 때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배변훈련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팬티에 쉬를 하고 나서 많이 놀랜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때가 만 39개월쯤 되었을 때라 쉬 마려운 느낌을 안다고 이야기 하길래 쉬 하고 싶으면 엄마한테 이야기해달라고 했어요.

처음엔 마려워서 화장실 가도 쉬가 나오지 않았다가 몇 번 시도 끝에 처음 유아소변기에 성공한 뒤 사진 찍어서 한국에 계시는 양가 부모님이랑 곰돌남편에게 보냈어요.ㅎㅎ 

아들곰돌이도 엄청 뿌듯해하며 자랑스러워했어요.^^

일주일 정도 지나니 놀다가 쉬가 마려우면 아들곰돌이 스스로 화장실에 가서 바지 내리고 유아소변기에 쉬하고 스스로 바지를 올릴 수 있게 되었어요. 

네덜란드에서 날씨가 엄청 좋아 수영할 수 있는 일주일을 대변훈련과 함께 집에 있었던 것이 좀 아쉬웠지만 기저귀 떼는 일에 한발 내딛은 것 같은 뿌듯함이 있었어요.^^

네덜란드는 한국과 달리 밖에서 화장실을 빨리 찾을 수 없고, 공중화장실은 돈을 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외출 할 때는 기저귀를 했어요.

만약에 아들곰돌이가 밖에서 실수하게 되면 수치감이나 패배감을 느낄까봐 집 밖으로 외출하면 기저귀를 했어요.
 
그리고 실내놀이터 같이 화장실이 가까이 있는 곳에 가게 되면 기저귀는 했지만 화장실가고 싶으면 이야기하라고 말해줬고, 아들곰돌이도 점점 기저귀에 쉬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어서 밖에서 쉬를 하는 횟수가 늘고, 쉬를 참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팬티만 입고 외출하는 장소도 많아지게 되었어요.

지금 아들곰돌이가 만 44개월이지만 화장실이 거의 없거나 먼 곳에 외출하게 되면 기저귀를 하고 나가긴 해요.
 
하지만 아들곰돌이가 기저귀에 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꼬북아내가 화장실을 찾을 동안 참았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네덜란드에는 큰 아이들이 사용하는 기저귀를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만4~7세용도 있고 심지어 만8~15세용도 있답니다.

아들곰돌이는 밤에 기저귀를 하고 자지만 쉬를 해서 버리는 기저귀보다 몇 일 사용하다 찢어지거나 뭉쳐서 버리는 기저귀가 많답니다.

자다가 쉬하지 않고, 쉬하고 싶을 때 일어나서 쉬하고 자는 날이 많지만 아직 기저귀를 하고 재우는 이유는 낮에 대소변을 가리게 되더라도 밤기저귀는 최소 1년 동안 더 채워야겠다는 꼬북아내의 생각때문이예요.

꼬북아내는 기저귀를 완벽하게 뗀 아이라도 낮에 힘든 운동을 해서 피곤하거나 놀랬을 때 밤에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을 큰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혼내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만약 자다가 실수할까봐 걱정하며 자는 것보단 편하게 푹 자는 것이 아이에게 좋고, 혹시 자다가 쉬를 하게 되더라도 빨래할 걱정이 없는 엄마도 편하지 않을까해요.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아이 스스로 "난 왜 실수할까? 난 왜 못할까?" 라는 생각이 많아질텐데 배변훈련하는 것부터 "실수", "실패" 라는 좌절감을 안겨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자는 동안 쉬하지 않았던 날과 잘 때 쉬하지 않고, 일어나서 화장실갔다 쉬하고 다시 잠들었던 날을 더~ 칭찬하는 것이 아이의 성취감을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10번 중에 2~3번 실수 때문에 아이를 꾸짖는 것 보다 성공한 7~8번을 더 칭찬해주고 더 크게 생각하는 것 같이 해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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